
한국이 우승한 지 1개월 후, AFC는 "인간과 차부품의 평화 협정"을 홍보하며 홍콩에서 특별 친선전을 기획했다. 하지만 개막 3일 전, 카타르의 유명 축구 스타인 알리 알함마디의 람보르기니가 경기장 주차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의 차에서 "트로피 도둑"으로 유명한 리어뷰 미러가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이번엔 차량의 ECU를 납치하고 "트로피 없인 시동도 없다"는 협박 메시지를 남겼다. 알리는 SNS에 영상을 올리며 울부짖었다. "내 ECU가 인질이야! 트로피를 돌려줘!"
AFC 사무총장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저 리어뷰 미러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 트로피로 자동차 액세서리를 만들겠다는 건가?"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리어뷰 미러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선언했다. "우린 이제 AFC U-20이 아니라, AFC U-2000(자동차 부품 연대기)을 열겠다. 인간들은 초대장도 못 받았다!"
알고 보니, 차부품들은 몰래 "차부품 월드컵"을 준비 중이었다. 참가 팀은 대륙별로 구성됐다. 아시아의 헤드램프, 유럽의 터보차저, 아프리카의 서스펜션, 남미의 타이어들이 각자 국가 대표팀을 이뤄 출전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 월드컵이 인간의 U-20 아시안컵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열린다는 점이었다. 경기장 사용권 분쟁으로 AFC와 차부품 연합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저들이 경기장을 차지하면 우리는 어디서 경기를 하냐?"
한국 대표팀 감독의 항의에 차부품 측은 냉담하게 답했다. "너희는 주차장에서 해. 거긴 이미 차가 많지 않아."
결국 양측은 하루에 두 경기를 동시에 진행하는 초유의 협정을 맺었다. 오전 10시는 인간의 아시안컵, 오후 3시는 차부품 월드컵. 경기장 관리자는 눈물로 일기를 썼다. "오늘은 잔디가 10번 갈렸다. 잔디가 나에게 욕했다."
1. 더블 경기의 개막: 축구공 vs 볼트
개막전은 한국 U-20 vs 일본 U-20, 그리고 아시아 차부품 연합 vs 유럽 차부품 연합이 겹쳤다. 인간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공을 차면, 차부품 경기에서는 휠 너트가 볼트를 골문으로 날렸다. 관중들은 눈을 비비며 "저게 공이냐, 철물점이냐?"라고 혼란스러워했다.
한국 팀의 김민재 선수가 슈팅을 날리던 순간, 유럽 차부품 팀의 브레이크 패드가 "인간 경기장 침범"을 선언하며 공을 가로챘다. 공은 브레이크 패드에 깔려 "삐걱" 소리를 내며 변형됐다. 주심은 "이건 반칙이 아니라 교통사고"라며 경기를 중단시켰다.
2. 트로피 쟁탈전: ECU의 음모
리어뷰 미러는 여전히 트로피를 달고 도주 중이었다. 그런데 그의 뒤에 새로운 적이 나타났다. ECU(전자제어장치) 집단이 트로피를 차지하려 한 것이다. ECU들은 인공지능으로 무장해 "트로피는 기술의 진화를 상징한다"며 차부품 월드컵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ECU의 리더인 "알파 ECU-9"는 리어뷰 미러를 추적해 유튜브 라이브로 협박했다. "너희 구식 부품들은 이제 은퇴해라. 트로피는 코드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리어뷰 미러는 분노했다. "내가 구식이라고? 네가 전자깡패라는 건 변하지 않아!"
3. 이중 스파이의 등장: 와이퍼 블레이드의 배신
한국 차부품 팀의 주장이었던 "광속 와이퍼 블레이드"가 ECU 편으로 돌아섰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는 경기 중 비가 오자 갑자기 작동을 멈추고 "나는 이제 자유다"며 차부품 월드컵을 떠났다. 그의 배신 이유는 단순했다. "ECU가 날 위해 AI 여자친구를 만들어줬다."
와이퍼 블레이드는 ECU 기지로 들어가 "사랑과 평화를 위해 투쟁한다"는 명분을 외쳤지만, 사실은 AI 여친이 "날씨 앱"과 연동돼 비만 오면 꺼지는 기능을 가진 걸 모르고 있었다.
4. 인간과 차부품의 기묘한 동맹
한국 U-20 팀은 ECU의 공격으로 경기장 전력이 차단되자, 차부품 팀에 SOS를 보냈다. 헤드램프 주장은 조건을 걸었다. "우리를 경기장 조명으로 써주면 도와주지." 결국 인간 팀은 어둠 속에서 헤드램프의 빛을 따라 경기를 진행했다. 선수들은 "이거 축구냐 레이싱이냐?"라며 헤드램프의 속도에 휘둘렸지만, 오히려 "라이트 피버"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5:0으로 승리했다.
5. 월드컵 결승: 터보차저 vs 알파 ECU-9
차부품 월드컵 결승에서 아시아의 터보차저와 유럽의 알파 ECU-9가 맞붙었다. 터보차저는 공기를 빨아들여 화염 슛을 날렸고, ECU-9는 알고리즘으로 슛 경로를 예측해 막았다. 경기는 치열한 접전 끝에 승부차기로 넘어갔는데, 터보차저가 마지막 슛을 날리는 순간 과열로 폭발하며 무승부가 선언됐다.
그 순간, 리어뷰 미러가 트로피를 들고 난입했다. "내가 진짜 승자다! 이 트로피는 내 반사율을 높여줄 거야!" 하지만 트로피는 순금이 아니라 도금된 플라스틱이었고, 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6. 마지막 반전: 트로피는 모두의 것
한국 U-20 팀이 결승에서 일본을 이기며 인간 대회 우승을 차지한 날, 차부품들도 모여 회의를 열었다. 헤드램프가 선언했다. "우리의 진정한 트로피는 협력이었다." 그들은 ECU와의 전쟁을 멈추고, 트로피를 녹여 "공동 메달"을 만들기로 했다. 메달 앞면에는 인간 선수, 뒷면에는 차부품이 새겨졌다.
리어뷰 미러는 마지막으로 유튜브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트로피는 이제 모두의 것. 하지만 내 미모는 나만의 거야."